서울역 고가 보행로, 주민, 노숙자 삼각방정식

일정: 2015년 4월 7일 오후 4:00 – 6:00
좌장: 조경민(고가산책단)
패널: 박대표(공동체공간운영), 이실장(노숙인 지원단체), 서울시관계자, 유연구원(연구원)

※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패널의 이름은 가명으로 처리했습니다.

조경민:

저에게는 감회가 깊은 주제예요. IMF 때 건설연맹에 있었는데 실업지원센터, 자활지원센터도 만들게 되고, 그런 과정에 참여하게 된 지 20년 만에 다시 이런 주제로 돌아오게 되었네요. 실제로 지역조사를 다니다 보면 이 동네 주민들의 많은 분들이 이 부분을 우려합니다. 그리고 깊숙한 부분을 건드리기보다는 ‘노숙자가 모여 있다’ 등의 표현으로 이 문제를 바라봅니다. 원래 우리가 주제를 고가와 노숙인 인권으로 잡았는데, 후에 본 포럼이 다시 있을 것입니다. 그 때 더 상세히 하는 것으로 합시다.

이실장:

갑자기 당황스러운데요. 일단은 노숙인으로 용어정리를 했으면 좋겠어요. 수치상의 오류를 좀 잡아주셔야 할 것 같고요. 저는 서울역 고가 바로 밑에 자리 잡고 있는 OOO센터에서 있어요. 고가로 인한 노숙인 문제들, 노숙인들이 모여든다든지 광장으로 몰릴 때 환경적인 측면에서 미관상 노숙인 시설들에 대한 지적, 전반적인 시선과 대책들이 수치와 관련 있습니다. 주간에는 250명 정도 보이고 야간에는 160명 정도가 잠을 자는데, ‘이 사람들을 시설을 만들어 옮기면 깨끗해 질 것이다’라는 식의 접근은 안 된다고 봅니다. 이러한 수치상의 접근은 안 된다는 말씀이에요. 노숙 위에는 많은 사회의 열악한 계층들이 쌓여있어요. 실질적으로 낮에 보이는 분들 중에 상당수가 수급자 분들도 많이 계셔요. 감각적으로 이해했을 떄 서울역 주변에 우리와 함께 하는 사람들이 1500명 정도 있을 거라고 추정해요. 얼마 전 쪽방이 1600세대 정도 나왔어요. 이 사람들이 노숙인으로 유입될 수 있는 층이죠.

그러므로 수치상으로 접근하는 것은 실패할 수밖에 없고, 또한 환경적인 면에서 노숙인들을 치운다는 식, 그냥 안보이게 한다는 식의 접근 또한 안 됩니다. 모든 삶의 기반이 이곳에 있고 정보들의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고, 숙식을 해결하고 오랫동안 이곳에서 자리잡아온 나름대로의 지역 커뮤니티를 이루고 있어요. 먹고 자는 문제뿐만이 아니라 모든 인간관계가 끊어질 수 있어요. 왜냐하면 여기 와서 새로 만난 동료들도 있고, 이곳에 와서 일용직 일자리 정보 등을 얻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치운다는 식의 접근은, 이분들도 지역 사회를 이루고 있는 바탕인데 우리가 이것을 무시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이 노숙인 사회와 주류사회를 건강하게 소통하고 공유할 수 있게 만들어야하지 않겠어요? 건강하게 바꿔갈 수 있는 방식으로의 지원이 필요해요. 그래야 이 정책이 힘을 가지고 쭉 추진 될 것이고요. 그냥 공원 단속하고 옮기고 이동시키고, 이런 식은 끊임없는 마찰을 불러일으킬 거에요. 노숙인도 엄연히 이 지역의 구성원이에요. 애정을 가지고 있는 구성원이요. 그러므로 시설 이전문제를 간단히 논의 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는 말씀이에요. ‘술 마실 장소를 제공하면 되지’ 이런 식으로 얘기하고 ‘그러면 서울역에서 옮겨갈 것이다’라고 생각하지만 그 분들 입장에서는 그런 것이 아니에요. 그들도 너른 광장에서 마시고 싶어 해요. 옮긴다고 해서 해결되는 성격의 문제가 아니라는 거죠. 다른 식의 지원, 예를 들어 이분들의 심리 상담이라든지 사회와의 소통이라든지 하는 쪽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해요. 고가도 마찬가지로 이런 식의 방향으로 노숙인 문제를 접근해야 한다고 봐요.

조경민:

서울뿐만이 아니라 세계 어느 나라나 역 주변은 어수선하고 노숙인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지금 말씀하신 조금이라도 다른 방향으로 가는 외국의 사례가 있습니까?

이실장:

외국의 사례는 잘 모르지만, 한국에서는 음주가 시민들과 제일 많이 부딪힙니다. 그런데 음주에 대한 대책들은 미흡하죠. 알코올이 가장 심각한 문제인데, 외국 같은 경우는 음주관리하우스를 설치해서 음주를 관리하면서 주거비 지원 등을 통해 좀 더 효율적인 지원으로 합니다. 음주 문제에 대해서는 모든 시설이 대책이 전혀 없어요. 한국사회가 음주를 싫어하지만 굉장히 관대해요. 음주하고 범법행위를 하는 것에 대해서는 봐줄 필요가 없고 제재를 해야 하지만, 경찰이든 어디든 노숙인이기 때문에 방기하는 면이 있지요. 노숙인이기 때문에 그냥 넘어가고요. 술을 마시더라도 일반인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제재가 필요한데 말이에요. 그렇게 하면서 시민사회와 소통을 해야 할 것 같아요. 노숙인이 지하도에서 담배를 피워도 노숙인이기 때문에 그냥 넘어가요. 좀 더 건강한 소통을 하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지요.

박대표:

첫 번째 키워드와 관련해서는 제 생각들을 다 정리해주신 것 같습니다. 이실장님 말씀에 동의해서, 간략히 정리하자면 저도 수치상은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이 문제를 고가산책단에서 다뤄야 할 문제인건지, 시나 정부에서 다뤄야 할 문제인건지 고민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원래 이곳의 주인은 노숙인일 수도 있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떠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을까 말씀 들으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작년에 영국에 다녀왔는데, 이제는 건강을 보는 시야가 확대되어서 주거를 질병을 일으키는 요인 중 하나로 봅니다. 노숙인들이 단순히 경제적 문제 때문에 노숙을 하는 것은 아니라서 이것이 참 다루기 힘든 것이란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영국 같은 경우는 집에 수용을 많이 해 드렸는데도 정신적인 상황 때문에 나온 사람들이 많아서, 참 다루기 힘든 문제구나 이런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이실장님이 다 다뤄주셔서 저는 고개만 끄덕거리고 있었습니다.

청취자 A:

저는 지역조사를 하고 있고요, 많은 공감을 하면서 들었습니다. 실제로 노숙생활을 하셨던 분이기도 한 분들, 쪽방촌에 계신 분들을 인터뷰했었습니다. 일반적인 사례를 얘기하자면 어떤 시설을 통해서든지 일단 쪽방촌으로 오게 되면, 기초수급 50만원ㅡ제일 많이 지원받았을 때죠.ㅡ에서 월세 24만원 내고 나머지 돈으로는 술을 마시면서 살아가세요. 하루 종일 여기서 TV 보고, 술 마시고요. 이런 생활을 죽을 때 까지 하면서 살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이곳에 오면 다시 나가기 힘들다는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제가 인터뷰 한 분은 포장마차 하시면서 자활 의지를 가진 분이셨는데, 다른 분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많다고 얘기하셨습니다. 사실 술이라는 것이 재활 후 까지 연결되는 것 같고요. 그래서 단순히 지원으로만 해결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이실장:

일단은 노숙자라는 부분을 없앨 수는 없고, 건강한 노숙자ㅡ좀 모순적인 단어지만ㅡ를 위한,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는 여러 차원의 프로그램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단순 물리적인 지원 뿐 아니라 어떻게 살 것이냐 하는 고민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합니다.

유원구원:

노숙자와 노숙인이 어떻게 달라요?

이실장:

실질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지만, 우리사회에서 뒤에 ‘인’자가 붙은 것과 ‘자’자가 붙은 것이 통용되는 사회적인 인식이 다릅니다. 그래서 ‘자’자라는 말이 가지고 있는 하대의 측면들을 바꾸어 나가자는 것입니다.

조경민:

우리도 건축인이랑 건설업자랑 다른 것처럼요.

유원구원:

일본 같은 경우, 공원인데 노숙인들이 아침조회를 하고, 운동도 하고, 다 흩어진데요. 왜냐하면 그 공공 공간을 노숙인만 차지하기에는 좀 그러니까요. 그러고 저녁 시간에 만나 그 공원을 활용한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이런 식으로 정부와 공간을 합의해 조화를 맞추어 간다고 하는데요.

이실장:

오사카의 공원은 동양에서 가장 큰 노숙자 집단이 있어요. 그곳의 공유의식들을 이곳 서울역과 비교하기는 어려워요. 오사카는 건설업에 종사했던 공통분모, 거기에서 오는 공유의식이 있는 편이고요. 하지만 이 곳 서울역은 이곳으로 오게 되는 배경이 너무나 다양하죠. 산발적이에요. 지역적으로 보면 제주도도 많고 강원도도 굉장히 많아요.

서울역으로 봤을 땐, 기차가 다 끝나고 위험하지 않은 시간에 백 여분의 노숙인들이 생활을 하고 첫차가 나오기 전에는 다 빠져나오는 사례가 있긴 해요. 지금은 이곳의 중앙 지하도 (서울스퀘어 이어지는 곳)은 밤이 되면 양쪽으로 노숙인들이 쭉 누워있지요. 그러다 아침이 되면 삭 사라집니다. 어쩌면 저는 그런 모습들이 공간 공유의 가능성을 보여 줄 수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럴 공간들이 지금 지하도 빼고는 없기 때문에요. 왜냐하면 쪽방이나 그런데는 창문도 없고 너무 좁아요. 그런 집에서 생활을 못하니까 낮에는 밖에 나와서 생활을 하는 거지요. TV를 가지고 있는 사람도 별로 없고요. 그래서 노숙인들이 술 이외에 즐길 수 있는 향유할 수 있는 문화 프로그램 등이 있다면 달라질 수도 있지 않을까 합니다. 쪽방도 그렇고 실제로 방안에서 술 빼고 할 게 없으니까요. 이러한 것들이 사회적인 낭비로 인식되는 부분이 있기에 조심스럽기는 합니다. 하지만 사람이 빵만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무언가 향유할 수 있는 것들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되지 않을까 싶어요. 실제로 공동작업장에 오실 때는 술을 마시지 않거든요. 할 게 있으니까요.

조경민:

서울시관계자께서 시에서 바라보는 관점 하나, 본인이 바라보는 관점 하나를 말씀해 주세요.

이실장:

서울시는 타 지방과 비교해 노숙인에 대한 지원들은 지원과 정책은 월등해요. 그것도 어떻게 보면 하나의 딜레마이기도 합니다. 의료 정책도 그렇고 일자리 지원도 그래요. 서울시가 굉장히 많이 지원하고 있어요. 최저생계비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게 6개월 동안 지원, 공공근로도 지원, 노숙인 취합해 반일제나 전일제 일자리 지원도 하고 있어요. 그래서 이런 지원으로 국토부에서 하는 프로그램 등에 많이 나가 있죠. 그 인원들이 무시 못 할 정도에요. 많은 분들이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해 집을 얻고 나가 있습니다. 서울시의 일자리 프로그램은 물론 현장에서 아쉬움은 있지만 다른 곳에 비해 너무나 좋아서, 이 프로그램을 통해 노숙인의 신분에서 탈피하는 분들이 실제로 많아서 고맙게 생각합니다.

다만 퇴거 조치 한 후에, 서울시에서 지원 대책을 언론에 많이 내보였는데요. 그 1년 사이에 노숙인 등록인들의 현황을 살펴보았을 때 처음에 등록된 노숙인 260명에서 1년 후에 240명으로 줄었다 해서 별 성과가 없다하는데, 실제로는 1년 전에 360명이 들어왔고,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들어오고 나가서, 사실 내부에서는 굉장히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보고 있어요. 외부에서 보았을 때는 수치상 별 차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죠.

박대표:

박원순 시장에 감동했었던 순간이 있었습니다. 정말 깜짝 놀랐던 게, 2011년에 노숙인들을 위한 응급대피소를 만들었어요. 노숙인들은 정치인들이 관심이 없을 수밖에 없는데, 박원순 시장이 응급 대피소를 만들었어요. 첫 번째 정책이 무상급식, 그 다음이 노숙인들 위한 응급대피소를 만들었다는 것이 엄청 감동스러웠어요.

조경민:

제가 그 때, 마포 희망 나눔이라고, 만원씩 내고 이웃을 돕는 것이었죠. 그 때 온돌 프로젝트 할 때 전화가 와서 시민단체로 참여했었죠.

서울시 관계자:

예전에는 국비로 지원이 되다가, 지금은 서울시에서 수천억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어요. 노숙인들의 3분의 2가 서울시민이 아니다 (주민등록상의 주소가) 유권자가 아닌 사람들에게 돈이 들어간다. 이런 얘기 많이 들었죠. 시스템이 비효율적이다. 이러한 것들이 선입견일수도 있는데 처음에는 이런 식으로 바라보다가..서울시 같은 경우는 시청이나 광화문에 있는 노숙인보다 서울역의 숫자가 월등히 많은데 사실 서울역같은 경우는 철도청의 관할이라는 느낌이 있는데,, 그래서 제가 봤을 때에는 서울시에서 방기하고 있다라는 느낌도 있거든요. 지금까지는.

그런데 아이러니 하게도 서울역 고가를 하면서 노숙인 문제에 뛰어들게 된 거죠. 사실 처음관계에서 고민했던 것들은 하이라인 같은 경우도 철도 하부에 노숙인 들이나, 마약 하는 사람들 이 많이 거주했기 때문에 처음 조성할 때 비판적인 시각이 많이 있었다고 알고 있거든요. 하이라인도 많이 고민을 했었어요. 그런데 너무 유명한 관광지가 되다 보니 소수자들이 밀려나는 상황을 많이 봤다. 라고 하면서 서울역 고가는 어떠한 방식으로 갈지 모르겠지만 이러한 상황들이 어느 정도 전제가 되야 할 것이다. 이런 의견을 주셨다. 그래서 서울 고가도 관리주체가 만들어지더라도, 그러한 관리요원이 경찰력에 의존하기에는 부담이 있을 거라 보여지고요. 지금 생각에는 자활 프로그램들을 고가를 중심으로 지금부터 준비해야만 할 것 같다 이런 고민을 하고 있어요.

조경민:

지금 들어보니까 이게 바로 공존까지는 못 나갈거 같고.. 행정적으로는 이게 코레일 땅이니까 그럴 수도 있었겠다 이런 생각도 드네요. 이런 행정적인 맥락이 있을 수 있었겠다 라는 생각이 지금 듭니다. 고민에 대한 관점이 중요한 것인데, 노숙자가 지역사회의 구성원이 될 수 있겠다. 이것을 사회적으로 합의하는 과정이 필요하겠다. 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한가지 여쭤보고 싶은 것은, 이 사람들이 지역사회의 구성원이 되면요. 제가 이 근처에서 들었던 가장 큰 현실적인 고민은 이거예요. 날이 따뜻해지면 5월이 되면 난리날 거다. 아내나 딸은 절대 혼자 내보내지 않는다는 거예요. 나한테 위해를 가하지 않아도, 직접적인 위해가 없어도 그러한 광경을 보고 있는 것은 위협의 가능성 요인이 되는 거죠. 이런 지역주민들의 불안감. 이런 부분에 대해서 이런 것들이 해결될 가능성이 있을까요? 어떻게 보시는지?

이실장:

공존. 이건 어떻게 보면 허황된 이야기일 수 있어요. 지금까지의 노숙인 정책들은 겉으로는 공존, 실질적으로는 안보이게 하는 방식이었죠. 배제하고 차별하고. 하지만 지금은 어쨌든 간에 박원순 시장을 계기로 정말 공존할 수 있는 방식을 고민하게 된 것 같아요. 사실 오늘 서울시에 가서 고가 문제를 들었는데 입장이 다르신 것 같아요. 개발 쪽, 복지 쪽 입장이 다르신 것 같아요.

개발 쪽은 정리하고 깔끔하게 하고 그런 부분에 신경을 쓰시고, 충분히 이해를 하지만, 복지 쪽은 그런 부분에 반대의 의견도 보이고 그렇더라고요. 하지만 어쨌든, 지금까지 노숙인들을 안보이게 한다는 식의 정책은 성과가 없었어요. 하지만 공존할 수 있는 방식의 정책은 약간이라도 성과가 있었어요. 예를 들어, 대피소에 작품전시를 하는 경우가 있겠죠. 이럴 경우 훨씬 그 구역을 지나가는 사람들이 안정감을 느낄 수 있어요.

그리고 노숙인들도 폭력에 대해 피해의식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실제로 남성들에게 두려움이 있어요. 맞기도 하고요. 그래서 이 지역들을 순찰이나 상담처럼 케어 할 수 있는 그러한 프로그램을 같이 만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조경민:

겉에서 봤을 때는 노숙인이 한 무더기이지만, 실제로는 다 달라요. 들어오게 된 경로도 다르고, 의지도 다르죠. 하지만 시에서 하는 정책을 보면 세그멘테이션(segmentation: 구분)이 잘 안되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실장:

세그멘테이션 어려워요. 서울역에 있는 사람들은 시설에 들어가지 않으려는 사람도 있고, 하지만 그들이 자활의지가 없는 것은 아니고요. 조금만 도와주면 나가서 잘 살 사람도 있고, 의지가 전혀 없는 사람도 있고 그래요. 바로 죽기 전 사람들도 있고, 정말 조금만 도와주면 바로 사회로 나갈 사람도 있고 너무나 다양한 거죠. 자활 시설이 있고, 요양 시설도 있고 그래서 큰 틀에서의 분류 케어는 가능하지만, 어쨌든 자활시설들이 충분히 그 역할을 해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미진한 부분이 있습니다. 서울역에 있으면 실제로 노숙인들을 위한 가장 많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요. 내부에서는 비버리 힐즈라고 할 정돕니다. 수많은 자원봉사와 옷, 침낭, 먹을 것 등이 서울역으로는 끊임없이 오니까요. 이곳에는 서비스가 집중되어 있습니다. 자활시설은 직원2-3명으로 실제로 영세하게 운영되고 있고요.

조경민:

실제로 우리가 그런 회의를 몇 번 했습니다. 안전본부장이랑 얘기했는데 (사업을 성공시켜야 하는 입장에서 보면) 88올림픽 같은 거예요. 그래서 이런 입장에서는 빨리 안보이게 해서 쪽방 으로 옮기면 얼마나 드는지 이런 논의까지도 있었습니다. 실제로 고가가 보행로가 되고, 계단이나 에스컬레이터 이런 것들이 많아질 것입니다. 한 가지 전제조건으로 이곳이 일반적인 공원이 아닐 것이고, 24시간 뭔가의 행위가 일어나는 곳이 될 것이라면, 어떻게 될 것이라고 예측하시나요?

이실장:

이곳을 새로운 터전으로 삼을 가능성은 거의 없어요. 서소문 공원 같은 경우를 봤을 때, 시민도 노숙인을 불편해 하지만, 노숙인도 시민을 불편해 합니다. 그래서 노숙인이 몇 명 없어요. 그래서 고가도 마찬가지로 굳이 올라가서 시민이 거기서 행사를 하거나 하는데 새로운 터를 잡을 확률은 낮습니다. 노숙인도 불편해서 잘 안갈 겁니다. 관리 주체들도 다니고 하니까요. 제가 봤을 때는 잘 안 갈 겁니다.

조경민:

이 지역 주민들은 환경이 좋아지면 노숙인이 많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습니다. 그러면 월드컵 공원 이런 데는 뭐 어떻겠어요? 하지만 이러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천 명 정도 서울역 근처에서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총량이 고가와 관계가 없는 것 같아요. 왜냐하면 서울역에서 머물 수 있는 노숙자의 총량이 천 명정도 되는 거 같습니다. 이 숫자가 서울역이 담을 수 있는 물리적인 총량인거 같거든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지금의 총량에서 늘거나 줄거나 하지는 않을까요?

이실장:

OOO지원센터랑 OOO체험터에서 자는 사람이 140-50명(3월 15일 부로 종료)로 나오고, 4월 1일을 응급 대피소 종료했는데 70명 정도에요. 총 200명 이상의 사람들의 잠자리가 없어진 거에요. 뭐, 거의 250명 이상의 잠자리가 없어진 것이라고 봐야겠죠. 얼마 전 카운팅을 했는데, 카운팅이 300명이 넘어야 되는데 140-150이 나와요. 그러니까 집이 있으시다는 얘기에요. 시설이든지 쪽방이든지요. 자기 유지가 가능한 사람들이 있다는 얘기에요. 그래서 숫자라는 것이 애매모호한 겁니다. 그리고 OOO센터도 겨울엔 200명이 훨씬 넘었는데 지금은 170명 정도에요. 30명이 훨씬 넘는 사람들이 자립이 가능하다는 얘기죠.

조경민:

실제로 자살을 하는 경우는 많이 보지 못한 거 같은데 어떠신가요?

이실장:

8년 동안 자살한 사람이 딱 1명이었어요. OOO센터dp 가면, 5층 같은 경우 언덕이라서 실제 7층 정도 되는데 예전에 논란이 되었다고 해요. 뛰어내릴 수 있으니 창살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는데, 신부님이 ‘창살은 아니다’라는 의견을 내서 창살을 설치하지 않았어요. 근본적으로 노숙인들에 대해 의심을 하는 거라며 반대하셨는데 지금까지 거기서 뛰어내리신 분은 한명도 없었어요.

조경민:

실제로 노숙인 관리에 의료와 관련된 사항이 진행되는 것이 있는지요?

이실장:

의료는 음주와 관련된 부분은 미흡한 부분이 있지만은 굉장히 잘되어 있어요. 2010년에 노숙인 의료급여신청이 가능해졌어요. 그 이전부터 서울시는 무료진료소가 2군데 있고요. 서울역과 영등포 각각 1개씩 있어요. 이곳에서 1차 진료가 가능하고, 2차 진료는 보라매 등에서 의뢰증을 끊으면 국공립으로 연결을 시켜줍니다. 노숙인이고 의지가 있다면 제도적으로 케어를 못 받거나 하는 것은 없어요. 기본적인 시스템 자체는 무료로 받을 수 있도록 체계가 잡혀 있어요.

조경민:

축구단, 의료 등 외에, 노숙인 자활 프로그램 중에서 자체 평가가 좋았던 프로그램은 뭐가 있었나요?

이실장:

성 프란시스 인문학 프로그램을 하고 있어요. 이제 11기를 하고 있는데요. ‘인문학 하면 사람이 변합니까? 대학 가면 사람 변합니까?’ 이런 이야기를 듣는데, 이게 지금 ‘대학 4년 하면 사람이 변하냐?’ 이런 종류의 질문인데 … (웃음)

그런데 분명히 변해요. 인문학 프로그램 후에 개인적인 안전망을 가지게 된 것과 같은 느낌을 받거든요. 예전 같으면 끝없는 추락이었다면 지금은 그렇게까지 가지 않는 거죠. 본인의 자존감에 대한 인식, 넓어지는 인간관계, 이런 지지와 논의 속에서 실패하더라도 어느 정도까지 떨어져도 전과 같이 끝없는 추락은 아니게 되어요. 한마디로, 개인의 심리적 마지노선을 인문학 프로그램이 해주는 것 같아요. 자활이나 주거와 같은 부분 못지않게 심리, 문화적인 측면의 지원이 굉장히 중요해요. 거리의 인문학, 이런 것들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조경민:

저는 이게 사회전체적인 불안감이 높아져서 오는 현상인 것 같습니다. 저 어렸을 땐 노숙인이라는 말이 없었어요. 거지가 있었지요. 그때는 문전박대하지도 않았고, 너도 공부안하면 저렇게 된다는 말은 들었지만, 불안을 주는 존재는 아니었어요. 이 사회적인 불안감은 꼭 노숙인만의 문제는 아닌 거 같지만, 이 지역 주민들은 서울역 주변에서 살고 있다는 것이 사회적 불안이 상승함에 더불어 불안을 주고있고, 이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같아요.

이실장:

노숙인 이야기를 썼을 때 인터넷에 댓글들은 항상 반대가 더 많아요. 이 노숙인 문제가 가지고 있는 노숙인 낙인들, 언론에 대한 책임도 있고요. 우리가 인식 개선을 위해 미담이나 자활 성공사례를 홍보하는데 홍보가 잘 안 돼요. 사회적으로 타격을 주는 사건들, 예를 들어 명의 도용 같은 범죄가 노숙인들과 연결이 많이 되어있다는 인식이 있어요. 심지어 사회복지사도 그런 인식을 가지고 있을 때가 있으니까요. 이런 부분에 있어서 저희도 역량이 많이 부족했던 것 같고요. 조금씩 해나가다가도 어떤 일이 터지면 바로 노숙인에게 화살이 들어와요.

조경민:

같이 3개월 생활해봤는데, 그들도 넓고 공기 좋은 곳에 있고 싶죠. 언론이 만든 이미지, 외적인 부분에서의 모습이 일반인들에게 거부감을 주는 것 같아요.

이실장:

예전에 비해서 서울역도 깨끗해졌고, 노숙인 전반도 많이 깨끗해졌어요. 샤워시설도 있고, 하루 80-90명 이상이 샤워를 해요. 옷을 수시로 바꿔주기도 하고요. 그래서 전반적으로는 많이 깨끗해졌어요. 어쨌든 이러한 것들을 더 원활하게 할 수 있는 대안은 필요해요. 이제는 샤워실, 화장실 등등의 시설이 갖추어졌지만 아직도 부족해요. 30~40명 정도만 핵심적으로 관리한다면, 이 분들만 케어가 된다면 그렇게까지 심한 상황은 오지 않을 것 같은데, 쉽지 않아요.

조경민:

우리가 조금만 더 신경을 쓴다면, 좀 더 세그멘테이션 세밀하게 가능할 텐데, 전담인력 등등의 제반 조건들이 받쳐준다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청취자 A:

인터뷰 시, 정신과 관련된 진료는 많이 없다는 말이 있었어요. 그런데 지금 보니 그 분들이 자신들의 상황, 특히 음주와 관련된 부분을 인지하지 못하시는 것 같아요. 이러한 것은 어떻게 개선될 수 있을까요?

이실장:

약 500cases 가 있는데 (조울증 등) 알코올 관련으로 200 cases 정도가 나왔습니다. 후속 사례 관리 비율도 굉장히 높은 편인데, 알코올 중독과 관련한 것은 상담관련 케이스보다 적고, 후속관리도 어려운 편이죠. 일단 술에 취하면 대화자체가 안되기 때문에 일단 보류해 놓는 상황이고, 그렇기 때문에 바로 후속 관리로 들어가기 어려운 상황이에요.

박대표:

어떤 게 건강한 삶이냐 하는 것이 사람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상황이 심각해지면 우울증이나 알코올 중독이나 뇌 자체가 바뀌게 됩니다. 이런 경우 실제로 케어하기 힘든 경우가 많고, 알코올 같은 경우는 다른 문제들이 다 얽혀 있는 부분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건강, 경제 등등의 문제들이죠.

조경민:

뉴욕도 노숙자가 정말 많았는데, 도시 브랜딩 하면서 많이 좋아졌습니다. 서울시도 지금껏 데면데면하고 있었지만, 서울역 고가라는 프로젝트를 만나면서 이제야 코레일과 서울시가 함께 맞댈 기회가 생긴 것입니다. 지역 주민들은 노숙자에 대한 정리된 정보를 접할 기회가 없었기에 막연한 불안감을 안고 있는데 이런 불안감으로 서울역 고가를 반대하고 있고요. 이런 본질적인 부분들을 좀 더 공부하고, 다듬어서 앞으로 주민들과 소통을 하면서 포럼을 진행할 것입니다.

이실장:

지하도는 항상 민원이 발생하는 곳이었어요. 이제는 많이 정리가 되었고, 서울역 퇴거 조치 때문에 이 지하도에 센터가 생긴 것입니다. 노숙인들이 항상 이용하고 상주하는 곳에 센터를 만들어야 된다고 제안했거든요. 이 고가 프로젝트를 하면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의견입니다. 이 사람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공존’할 수 있는 틀로 잡아나가야 합니다. 깔끔하게 밀어버린다? 이것은 실패할 수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면 하부에 시설을 만들어 공존할 수 있는 방향으로 잡아나간다든지 하는 방법이 있겠지요.

조경민:

고민이 많습니다. OO연구원이랑 운영전략을 같이 고민하는데요, 충분히 고민해 볼만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울시 관계자:

OO건물 앞에 있는 급식소를 주민들은 그것을 이전하면 좋지 않겠느냐 하는 의견을 비취죠. 거기서 노숙인들이 식사를 하시고, 그 앞에서 시간을 보내시니 급식소를 이전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고민이 있었습니다. 또한 거기에 공원을 만들면, 공원과 급식소 노숙자의 세 축을 가지고 실무적인 고민이 많습니다.

박대표:

오늘 새로운 시선을 알게 된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오늘 ‘공존도 가능할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이 가장 많이 들었어요. 저도 고등학생 때 가출해서 박스를 덮고 잔 적이 있어요. 차라리 비버리 힐즈가 된 거 차라리 ‘이리로 오시라’ 이것도 괜찮지 않을까요? 저희가 이것을 확 드러내놓고 얘기해보면 좋지 않을까 싶어요. 어느 나라에다 다 있는 문제이니까요. 예를 들어 여기 들어와서 빅이슈 같은거 만들어보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지역 주민들에게는 비밀로 하고 요. (웃음)

조경민:

고가리포트를 빅이슈같은 방법으로 유통을 하면 될까요?

이실장:

빅이슈에 물어봐야 할 것 같네요. 노숙인들을 옮길 수 있으냐. 이게 불가능하다는 것은 경험적으로 나와 있고, 이런 정책은 잘 한다 해도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지요. 예를 들어 술을 마시고 시비가 붙는다든가 하는 경우, 즉각 대응이 중요합니다. 옮겨진다 하더라도 대처능력이 서울역 보다 좋지는 않을 거에요. 예상 가능한 발생 상황에 대해 이곳만큼 대처능력이 좋은 곳이 없어요. 그렇다면 이곳에 대안을 만드는 것이 맞지 않을까 생각해요.

박대표:

주민들에게는 위협이 된다는 것에 공감을 해요. 실제로 위협적인 느낌이니까요. 동정의 대상보다는 공공근로나 또다른 일자리를 선택할 수 있게 접근 하든지 지역 자원 재생의 시선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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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산책, 길을 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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